재·보선 수도권 여론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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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8 재·보선의 전국 13개 지역 중 영·호남과 제주도를 제외한 수도권 7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의 무응답률은 평균 39.3%. 아직 승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선거를 보름 정도 앞둔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종로·영등포을·금천, 인천 서-강화을, 경기 광명·하남·안성 등 수도권 7개 지역구 모두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3당인 자민련이 후보 공천을 포기해 완충기능이 사라진 가운데, 한나라당 후보는 과거 자민련 지지층인 충청 출신의 표까지 흡입하는 위세를 떨치고 있다.

종로에서 무소속 정흥진 전 구청장이 빠진 3자 대결을 벌여도 한나라당 박진 후보 36.7%, 민주당 유인태 후보 23.4%, 민주노동당 양연수 후보 7.5%로 1위와 2위의 지지율 차이는 13.3%포인트. 鄭후보를 포함한 4자 대결 때(11.1%포인트)보다 줄지 않았다.

금천도 마찬가지다. 무소속 김기영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 빠진 4자 대결의 지지율은 한나라당 이우재 후보 43.3%, 민주당 이목희 후보 13.2%,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 4.1%, 사회당 김향미 후보 1.1%로 1위와 2위의 차이는 30.1%포인트다. 金후보를 포함한 5자 대결 때(28.3%포인트)보다 오히려 늘어난다.

경기 하남에서도 손영채 전 시장이 빠진 김황식 후보(34.7%) 대 문학진 후보(26.8%)의 2자 대결의 차이는 7.9%포인트로 3자 대결 때의 6.3%포인트보다 더 벌어진다.

'꼭 투표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사람만 대상으로 할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단순지지율보다 7개 지역 모두에서 더 벌어졌다.

실제 투표 결과는 민주당 후보에게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표확실층의 양당 후보 지지율이 더 벌어지는 현상은 지난 6·13 지방선거 여론조사에 이어 계속되는 추세다. 6·13 지방선거 패배에 뒤이은 개각 등 청와대와 민주당의 민심수습 대응책이 유권자의 요구 수준에 미흡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정당 지지도는 7개 지역 전체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크게 앞섰다. 단순평균을 낼 경우 7개 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36.4%, 민주당 14.7%, 민주노동당 3.5%였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두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자민련과 사회당의 지지율은 각각 1% 이하. 정당만을 보고 투표할 경우 당선이 유력한 정당 후보는 7개 지역 평균 한나라당 44.2%, 민주당 20.3%, 민주노동당 3.1%.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투표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은 후보의 도덕성·참신성(45.7%), 소속 정당(14.5%), 후보의 경력(13.9%), 공약·정책(13.5%), 지역·연고(10.2%) 등의 순이었다.

안부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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