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후보 의원사퇴 요구' 엇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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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이 19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공식 요구한다"고 말했다. 점심 때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 내용을 설명하면서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변인은 오전의 한화갑 대표의 국회 대표연설 도중 韓대표가 후보와 관련된 의혹부분을 거론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고함과 야유를 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제왕적 후보가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국회의 왜곡과 파행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후보가 국회에 있는 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과잉 충성행위는 계속될 것이고 이로 인해 의회질서가 파괴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했던 최고위원들은 "그런 얘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나 공식요구하기로 결의한 적은 없다"고 대변인과 다른 얘기를 했다.

이협(協)최고위원은 "정균환(鄭均桓)총무가 처음 그런 지적을 했고, 참석자들이 우려를 표시하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정대철(鄭大哲)·이용희(熙)최고위원 등 몇몇 참석자들은 아예 "그런 결정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韓대표는 "후보의 의원직 사퇴요구 문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결의할 사항은 아니다"면서 "대변인이 성명을 낸다고 해서 그러라고는 했지만…"이라고 했다. 한 참석자는 "대변인이 '최고위원 회의 결정사항'이라고 한 것은 과잉"이라고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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