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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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은 1957년 소련이 발사한 스푸트니크였다. 소련은 이 위성을 이용해 21일 동안 우주에서 지구를 관찰했고 수집된 정보를 지구에 송신했다.

1년 뒤인 1958년, 미국은 '스코어'위성을 발사하면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성탄 메시지를 실어 이를 미국 전역에 방송, 인간의 메시지를 우주에서 지구로 전달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미국과 소련은 이처럼 인공위성 탄생의 초창기부터 우주로부터의 자료전송과 관찰·수집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64년 도쿄 올림픽은 위성통신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올림픽 경기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위성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그 결과 "유럽과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극동에서 개최될 올림픽을 누가 볼 것이냐"는 비판은 조용히 잠재워졌다.

도쿄 올림픽 생중계에 자극받은 통신업계는 65년 상업용 통신위성인'얼리 버드 (Early

Bird)'를 발사했고 미국과 소련이 아닌 국제기구가 위성을 소유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민간이 통신위성을 활용하는 시대가 되자 군과 정보기관도 적극적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66년 미국의 국방위성통신체계(DSCS) 구축을 시작으로 소련의 몰니야(MOLNIYA·번개), 프랑스의 '시라큐스', 영국의 '스카이넷' 등과 같은 군 위성통신 시스템들이 속속 개발됐다. 관련기술도 급격히 발달해 미국은 핵공격으로 지상관제시설이 파괴되더라도 스스로 6개월 정도 기능할 수 있는 밀스타(MILSTAR)위성까지도 확보하고 있다.

서해교전 후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북한 함정이 도발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한반도 주변을 감시하는 정찰위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었다. 하지만 이 분야 선진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위성의 능력과 활용 등 관련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이 위성을 활용해 서해교전 관련정보를 수집했을 수는 있지만 자신들의 위성활동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자료의 공개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찰위성들 외에도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 상공엔 일본과 중국의 정찰위성도 떠오를 것이다. 세계적인 전자강국에 통신강국이라는 한국, 그 한국이 제대로 된 정찰위성 하나 없이 주변의 위성강국들에 둘러싸인 현실은 그래서 뭔가 초라하고 위태해 보인다.

김석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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