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와 민주화 운동가의 '배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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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1996년 밀입북 사건으로 구속됐던 소설가 김하기(44)씨가 석방 후 6년 만에 중·단편 소설집 『복사꽃 그 자리』를 내놓았다. 비전향 장기수와 통일 문제를 창작의 주요 소재로 삼아왔던 김씨의 창작 경향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중편 '미귀(未歸)'는 남북한 양쪽에서 배척당하는 전향 장기수들의 고통과 절망감을, '님을 위한 행진곡'은 정부가 주도하는 민주화 운동가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에 대한 회의감을 그리고 있다. 문학평론가 정호웅씨는 "김하기 문학은 '배신'의 주제를 끌고들어와 아름다운 과거 대 추악한 현재라는 후일담 문학의 폐쇄회로를 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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