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번지'서 펼쳐질 매머드급 행위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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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무역센터 일대를 새로운 공연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

국제 PR·공연기획사인 이르커뮤니케이션 김지영(27) 대표의 당찬 포부다. 창사한 지 2년 남짓한 이 회사가 다소 엉뚱한 대형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화제다. 17일 오후 8시 코엑스 동문 장보고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올바른 사이버 문화를 위한 거리고시'다. '마야시어터'라고 이름 붙여진 이 행사를 김대표는 "장엄한 환상극"으로 정의했다.

행사가 열리는 장소는 한·일 월드컵 때 거리응원의 붉은 색 물결이 넘실대던 곳이다. 땅바닥에서는 출연자들의 기발한 퍼포먼스가 열리고,3층 코엑스 건물의 벽에서는 환상적인 동영상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김대표는 "외국 기업체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이 일대를 단순 상업지역에서 예술적인 에너지가 꿈틀대는 신명의 터로 일깨우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업과 예술의 '다리놓기' 작업이라는 얘기다.

총 공연시간 1시간20분, 5부로 짜여질 이 행사의 주제는 '잃어버린 대륙 뮤(MU)'다. 영적(靈的)이고 초자연적인 문화를 상징하는 '뮤'와 고도의 테크놀로지와 혼돈의 상징인 '아틀란티스'의 세계를 대립적으로 보여주면서 인류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기획·연출자이기도 한 김대표는 "세상은 선과 악, 창조와 파괴로 나눠져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그래도 인류는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위적인 행사에는 설치미술가 이윰·현대무용가 박호빈·테크노 뮤지션 김동섭,그리고 인도 무용가 스루티 등이 참가한다. 박호빈은 코엑스 건물 벽 영상을 통해 오프라인의 현장과 사이버 공간을 연결하는 제의(祭儀)를 주관하며, 이윰과 김동섭은 뮤와 아틀란티스의 전쟁을 신비한 '목소리 예술(보이스 아트)'로 재현한다. 여기에는 감정 변화에 따라 관객과 교감이 가능한 셀레민이라는 최첨단 악기가 사용된다.

이밖에 중국의 소녀가 펼치는 꽃불놀이, 고대 인도의 무녀(舞女)로 환생하는 스루티의 퍼포먼스, 여섯명이 펼치는 접시돌리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등장한다. 김대표는 "지속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가을에는 같은 장소에서 대형 국화축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온라인 게임제작사인 웹젠(대표 이수영)이 수억원의 돈을 대 가능했다. 02-2191-5627.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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