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일단 멈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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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반도체주가 10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4.14%(1만5천원) 떨어진 34만7천원으로 마감하며 8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멈췄다. 아남반도체도 7.43%(4백50원)떨어졌고, 신성이엔지·케이시텍 등의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4% 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날 반도체주는 출발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9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린치 증권이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은 뒤 미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한 데서 영향을 받았다.

메릴린치 증권의 브렛 호데스 투자분석가는 9일 "반도체 시장의 수요 회복세가 약하다"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 리서치, 노벨루스 시스템 등 13개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투자 등급을 일제히 낮췄다.

그는 또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0%에서 20~25%로 끌어 내렸다.

이 여파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17개의 간판급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9일 3.56%(-13.37포인트) 떨어진 362.49를 기록했다. 뉴욕 증시의 대표적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의 주가는 6.74%나 빠졌다.

한편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증권·현대증권 등은 10일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조정했다.

CSFB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부터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패널 가격의 하락이 예상돼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매수'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낮췄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최근의 D램 수요 증가는 유통업체들의 재고 확보라기보다는 최종 시장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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