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매립지 '환경 메카'로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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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수도권 시민들이 버린 온갖 생활쓰레기가 묻히는 곳. 악취와 폐수 등 시민에게는 부정적 이미지로 거리감있게 느껴지던 인천시 서구 경서동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환경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체 6백20만평 규모로 1992년 매립을 시작해 지금까지 20% 정도의 매립률을 보이고 있는 이곳은 거대한 쓰레기 언덕과 함께 텅빈 간석지만 눈에 띄던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매립지 남쪽에 15만평(49만여㎡) 규모의 종합환경연구단지가 완공되면서 국내 환경연구의 본산으로 변신하고 있다.

92년 계획이 수립된지 10년 만에, 그리고 97년 본격 공사에 들어간지 5년 만이다.

오는 19일 준공식을 할 예정인 연구단지에는 요즘 국립환경연구원·한국자원재생공사·환경관리공단 등 환경부 산하의 중요한 연구기관이 속속 입주를 마치고 짐정리를 하고 있다.

국내 환경분야 기초연구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립환경연구원과 연구원 산하의 자동차공해연구소는 2년 전인 2000년 6월 서울 불광동에서 이곳으로 맨처음 옮겨 왔다.

환경연구원 산하 부서로서 국내외 환경공무원과 기업체 환경관리인 등을 교육하는 환경연수부(옛 환경공무원교육원)도 불광동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달 29일 이전을 마쳤다.

정부의 폐기물 재활용 정책과 재활용산업을 뒷받침하는 자원재생공사는 지난달 19일 여의도에서 이곳으로 옮겼고, 상수원관리와 상·하수도 분야, 폐기물 처리기술 등 최첨단 전문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는 환경관리공단 역시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이곳 종합연구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널따란 야외 시험장. 우선 자동차공해연구소 등 연구 건물과는 별도로 자동차 주행시험로를 겸한 소음진동 시험장을 갖추고 있다. 또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에 앞서 파일럿(모형)을 설치, 성능을 테스트하는 야외시험장은 대기·수질·폐기물 등 분야별로 세분돼 있다.

환경부 환경기술과 관계자는 "환경연구기관을 집중시킴으로써 기술정보 교환과 인력의 교육훈련이 원활해지고 기술·정책개발도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쓰레기 매립장으로 인한 환경 피해 우려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환경연구원의 생물자원보전관까지 설치되면 이곳은 시민·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의 장(場) 기능도 하게 될 전망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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