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여성 4인방의 솔직한 사랑이야기 OCN 9일부터 '섹스 & 시티' 시리즈 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오르가슴은 꾸며낼 수 있지만 사랑이나 친밀감은 그럴 수 없어."

"남자한테 '니가 싫어'라고 튕기면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섹스를 즐길 수 있을거야. 하지만 '널 사랑해'라고 말하면 아마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을걸."

여자 친구끼리 사석에서나 나눔직한 대화 내용이다. 더구나 TV라는 대중매체에서는 금기시되는 항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성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프렌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 '섹스 앤 시티'가 국내 케이블 시청자를 찾아간다.

케이블·위성 영화전문채널 OCN은 9일부터 매주 화·수요일 밤 12시 '섹스 앤 시티' 첫번째 시리즈를 내보낸다. 그동안은 유료 채널인 HBO에서 방영했으며 오는 8월엔 네번째 시리즈를 내보낼 예정이다.

1998년부터 미국 HBO에서 제작·방송한 이 드라마는 뉴욕에 사는 네명의 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 섹스 문제를 코믹하면서도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 성 칼럼니스트지만 정작 자신은 남성에게 끌려다니는 캐리, 홍보이사로 상류층 삶을 동경하며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기는 사만다, 화랑 딜러로 꿈같은 사랑을 꿈꾸는 샬롯, 냉소적이고 이성적인 변호사로 약간은 모자라 보이는 남자를 좋아하는 미란다가 주인공이다. 모두 경제력을 갖춘 전문직 여성들로 화려한 삶을 가꾸지만 정작 남자와의 관계에서는 실패를 거듭한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화성침공' 등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낯익은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캐리 역)는 이 드라마로 2000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볼거리도 많다. 뉴욕의 화랑·거리·레스토랑 등 멋진 풍광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의 감각적인 패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해 여름 사라 제시커 파커가 입었던 프린트 티셔츠는 뉴요커들을 중심으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주인공 캐리는 극중 자신의 칼럼에 이렇게 적고 있다."도시에 수천 수만의 능력있는 여성들이 있다. 그들은 밥먹듯 해외 여행을 하고 샌들 하나에 40만원을 가뿐히 투자한다. 하지만 그들은 외롭다. 세상에는 멋진 미혼 여성들이 이다지도 많은데, 왜 멋진 미혼 남성들은 그렇게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드라마 속에 있다.

박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