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선물과 뇌물 비교 시켜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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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선물을 강요당하는 사회, 선물을 요구하는 사회, 그리고 선물을 평가하는 사회….

지나간 크리스마스를 돌이켜보면 선물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 아이들에게 선물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물 관련 회사들은 선물을 주고 받아야 '사랑하는 사이'라고 반복해 말합니다. 아이들은 덩달아 선물을 요구하지요.

부모들은 아이가 원하는 선물이 비싼 것인지 아닌 지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그 가격이 아이들이 가질 만한 수준의 것인가''그만한 예산이 있는가'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죠.

그러나 경제 교육에서 빠뜨려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돈의 사용에 대한 가치관입니다.

왜곡된 형태의 선물로 뇌물이 있지요. 주변 사람들과 선물을 교환할 때 뇌물성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뇌물은 말 그대로 직권을 이용해 편의를 봐달라는 뜻으로 주는 금품을 말합니다. 뇌물은 거래비용을 증가시키고 경제의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것도 아이들과 토론해 보세요.

또 아이들에게 선물을 요구하거나 평가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세요.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받고 싶으냐'고 묻지 말고, '내 아이에게 무슨 선물이 좋을까'를 생각할 것을 권합니다.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날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날에는 꼭 선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업체의 상술로부터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할 필요가 있어요.

시장에서 사는 값비싼 상품만이 선물이 아니라 엄마, 아빠나 친구, 할아버지, 할머니와 힘껏 안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선물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끼도록 해 주세요.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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