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2643억 분담하겠다" LG, 카드 지원안 제시

LG그룹이 LG카드에 1800억~2643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29일 내놓았다. 채권단은 당초 요구했던 7700억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이를 거부했다. 양측은 이날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LG그룹은 이날 김&장법률사무소 등 3개 법률.회계법인에 의뢰해 이해관계자들의 적정 분담액을 산정한 결과 그룹 측이 LG카드 증자 때 최소 1800억원, 최고 2643억원을 내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청산 때 채권단과 LG가 보게 될 손실액'과 '출자전환으로 채권단과 LG가 얻게 될 경제적 가치 증가분' 등 두 가지를 기준으로 분담금을 산정했다고 LG그룹은 설명했다. 먼저 LG카드가 청산돼 양측이 보게 될 손실액을 같은 비율로 부담하면 증자대금 1조2000억원 중 채권단 분담금은 1조152억~1조200억원, LG 분담금은 1800억~1848억원으로 계산됐다.

LG 측은 경제적 가치 증가분을 적용해도 채권단이 6640억~6884억원, LG가 2399억~2643억원을 각각 분담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LG 측은 이 경우 채권단이 확약서에서 약속한 LG투자증권 매각 부족액 2717억원을 출자전환하고, LG도 보유채권 중 5000억원을 후순위 전환사채로 대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논리에 따르면 LG카드의 증자액은 채권단이 제시한 1조2000억원에서 LG투자증권 매각 부족액 2717억원을 제외한 9283억원으로 줄어든다.

LG 측은 "객관적인 제3자가 판단한 손실, 또는 경제적 이익을 기준으로 LG카드를 지원하면 채권단과 LG카드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바라는 확실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치가 터무니없이 나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LG그룹이 LG카드 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는 당초 방침을 바꿔 구체적인 부담액을 제시한 만큼 협상은 계속할 계획이다.

김동호.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