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이세돌, 돌 던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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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9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4강전
[제10보 (136~150)]
黑. 이세돌 9단 白.구리 7단

숱한 유명 기사를 제치고 세계아마대회 우승자인 이강욱(현 프로초단)씨가 제야의 종을 타종한다. 지난 27일엔 김영삼6단과 현미진3단이 결혼해 바둑계에 첫 부부기사가 탄생했다.

최철한9단과 창하오(常昊)9단이 맞선 응씨배 결승전을 끝으로 2004 바둑계가 저물고 있다. 2005년은 1월 5일 도쿄에서 열리는 이세돌-창하오의 도요타 덴소배 결승전으로 막을 열게 된다. 그러나 한국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2일 사이에 열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대회가 2004년의 마지막 대회이자 2005년의 첫 대회가 된다.

2004년의 가장 큰 변화는 '속기'였을 것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다던 바둑이 TV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점점 더 숨가쁘게 빨라지고 있다.

이세돌9단이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도 공격이 먹히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는 듯 고심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구리(古力)7단의 타개책은 간단했다.

136 붙이고 138 끊는 것. 이 같은 '붙이고 끊기'는 타개의 기본요령으로 꼬리를 떼어주고 몸체를 살리는 기리(棋理)에 따른 것이다. 139는 이 한수이며 140부터 죽 몰아가자 흑도 바꿔치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참고도' 흑1부터 두 점을 살리려는 것은 중앙 두점이 잡혀 안된다. 백△들은 잡혔으나 150까지 백승이 확정됐다. 20수 정도 더 두다가 이세돌은 돌을 던졌다.

이로써 승부는 1대 1. 결승 진출을 가리는 최종전이 바로 다음날 열렸다. 150수 이하는 총보로 미룬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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