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 열기가 '부활'의 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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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고 6백50만명이 거리 응원을 펼쳤던 축구 열기. 이 열기가 일시적인 '바람'으로 그치지 않게 하려면 국내 프로축구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재미있는 경기 만들기=국내 프로리그의 경우 주말에도 관중석의 절반 이상이 차는 일은 거의 없다. 프로축구의 경기당 관중수는 출범 첫해인 1983년에만 2만명을 넘었을 뿐 이후에는 1만명을 넘은 적도 일곱번밖에 없다.

월드컵의 해인 올해도 아디다스컵 조별리그 관중은 1만명이 채 안됐다.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경기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한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의 노력이 급선무다.

신문선 중앙일보 해설위원은 "각 구단이 성적에만 얽매여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하기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필요하다면 교체선수 수나 외국인 선수 제한 등 현행 프로축구의 제도를 바꿔서라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천 SK의 한 관계자는 "매주 두 게임을 하는 일정상 주전멤버들은 리그 중반이 지나면 지쳐있기 때문에 후반전에는 제대로 뛰지 못한다"면서 "경기당 교체멤버 제한을 없애면 전·후반 내내 박진감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관중의 몫=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국내 리그에 좋은 선수들을 많이 유치해야 하지만 현재 각 구단의 수입은 매년 투자액의 20%를 밑돌아 수십억원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외국의 이름난 선수들을 데려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유망 선수들을 잡아놓기도 힘든 실정이다. 프로축구의 인기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 TV중계가 줄어들고 운동장 내의 광고판과 전광판 광고 단가 등 구단이 얻을 수 있는 수입원도 모두 수준이하로 책정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건 팬들의 성원이다.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중계로 인한 기업의 홍보효과 증대와 함께 홈구장 중계권료 및 광고 단가 인상 등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다시 팀과 선수들에게 투자돼 더욱 수준높은 경기를 만들 것이다.

결국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던 붉은 악마들이 얼마나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느냐가 한국의 2006, 2010년 월드컵 성적을 좌우한다는 것이 축구인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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