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팀 초청 시범경기 추진 대만 '축구 외교' 망신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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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만 정부가 월드컵 8강에 든 세네갈팀을 불러 '축구외교'를 벌이려다 긁어 부스럼을 냈다.

세네갈 팀이 지난 25일 타이베이(臺北)를 떠나면서 온갖 불만을 쏟아내는 장면이 고스란히 TV에 방영됐기 때문이다.

세네갈팀 일부 임원은 비행기에 타기 직전 "20시간 넘게 가야 하는데 이코노미 클라스 좌석이 말이 되느냐" "대만에 와서 배고파 죽을 뻔했다""대만 정부는 너무 능력이 없다"고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좌석을 비즈니스 석으로 올려달라"며 탑승을 거부해 여객기가 50분 동안 이륙하지 못했다.

대만 정부는 세네갈팀과 두차례 시범경기를 하는 대가로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에다 항공·호텔료, 선수용돈 등으로 모두 1천만 대만달러(약 3억6천만원)를 잡아놓았다.

하지만 경기는 체육위 측의 준비 부족으로 불발됐고, 관전하려던 유시쿤(游錫坤·53)행정원장은 헛걸음을 했다.

더욱이 세네갈팀 일부 선수가 대륙 출신 접대부들을 호텔로 불러 매매춘행위를 한 사실까지 드러나 대만 외교부는 이래저래 난처해졌다.

외교부 대변인은 "여객기의 비즈니스 좌석이 한정돼 선수들에게만 배정했다"고 해명했다. 세네갈은 대만과 수교한 20여개 국가 중 하나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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