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개발계획 도면 나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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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주시내에 도시개발 계획과 관련된 가짜 도시계획 도면이 나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악용해 과대 포장된 정보를 흘리면서 투기를 부추겨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전주시와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법조타운.혁신도시 예정지와 고속버스 터미널 이전 위치 등을 표시한 개발계획 도면들이 시중에 유포되고 있다. 이들 도면은 덕진구 성덕동.만성동 일대의 것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진짜 도면이 아니다.

일부 부동산업자와 투기세력은 이같은 가짜 도면을 보여주면서 "환지방식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땅을 사두면 2~3배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하도록 현혹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권모(43)씨는 "개발계획 도면이 매우 그럴듯하게 그려져 이를 본 사람들은 진짜로 믿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활용할 경우 부동산 매매를 쉽게 성사시킬 수 있어 일부 중개업자들이 유통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서 내려온 투기꾼들은 지역 부동산업자와 결탁해 붐을 조성한 뒤 큰 돈을 챙겨 떠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수법'으로 가짜 개발계획 도면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발계획 소문이 증폭되면서 주변 땅값도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성덕동의 경우 한두달 전만 해도 도로 인접 땅은 평당 5만원씩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20만~30만원으로 뛰는 등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전주시는 도시계획 도면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자 최근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일제 단속에 나섰다. 시는 적발되는 중개업소는 도면의 출처를 조사해 행정조치을 함은 물론 사법기관에 형사처벌을 의뢰할 방침이다.

현재 도내 7개 시.군이 유치 경쟁을 하고 있는 혁신도시는 내년 2월께 정부의 일정이 발표된 후에나 입지가 결정될 예정이다. 또 고속버스 터미널 이전계획은 장기 유보된 상태다.

전광상 전주시 도시과장은 "현재 거론되는 사업예정지 가운데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는데, 일부에서 마치 확정된 것처럼 허위 도면을 만들어 돌리고 있다"며 "이들의 꼬임에 넘어갈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가짜 도면을 봤거나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사람은 도시과(063-281-2262)나 완산구청(063-220-5544).덕진구청(063-270-6477)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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