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대재앙] 미 연구소 "지구의 축 변화시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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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은 지형을 바꾸고 지구의 자전 축을 비뚤어지게 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고 과학자들이 27일 밝혔다. 바닷속의 단층도 통째로 움직였다.

◆ 지구 축 비뚤어져=미국 지질학연구소(USGS)의 켄 허드너트 연구원은 "이번 지진은 지구의 지형을 바꿔놨다"면서 "수마트라 남서부 섬들은 남서 방향으로 20m, 수마트라섬 자체도 같은 방향으로 36m가량 옮겨진 것으로 관측 결과 드러났다"고 말했다. 수마트라 섬은 한반도 면적(22만㎢)의 두 배가 넘는 47만3606㎢다. 이번 지진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상충하는 해저 지각이 충돌하면서 지구 축이 다소 변경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진단했다. 허드너트 연구원은 "이번 지진으로 지구에 작은 변화가 초래됐으며, 지구 축도 다소의 변화를 보였다"고 전했다.

◆ 지진파 지구 세 바퀴 돌아=일본 기상청은 "도쿄 북쪽 군마(群馬)현 나가노(長野)시에 설치된 정밀 지진관측실의 지진계로 지진 발생 6시간 뒤인 26일 오후 4시까지 측정한 결과 진원지를 출발한 지진파가 지구를 북동쪽 방향으로 3회전, 남서쪽 방향으로 2회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 해상보안청은 27일 "이번 지진에 의한 쓰나미가 진원지에서 약 8900㎞ 떨어진 남극의 쇼와(昭和)기지에서도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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