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하는게 더 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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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종신보험을 가입한뒤에 흔히 세번의 후회를 할 수가 있다. 첫번째는 아직 젊고 아프지도 않고 사고도 발생하지 않고 즐겁고 행복함에도 불구하고 매달 자동이체로 빠지는 보험료를 보면서 후회를 하게 된다.

마치 아무런 이익도 없는 데 돈을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 돈으로 저축을 했더라면 지금쯤 얼마의 돈을 만들었을텐데' 하는 등의 후회를 하면서 보험해약을 생각하게 된다. 생명보험 없이도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지만 해약환급금의 내용을 보면서 원금 생각, 또는 보험 설계사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그대로 유지해 나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친구나 친척이 사망하는 것을 접하게 된다.

영안실에서 조문을 한 후 옆에 미망인과 어린아이들을 보게 되고 그 때 비로소 남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간접경험 하게 된다.

이 때에는 자신이 가입한 생명보험이 얼마나 고마운지, 얼마나 잘 했는지를 생각하면서 만족하게 된다.

그런데 그 만족 속에서 두번째 후회를 하게 된다.

이렇게 든든할 줄 알았더라면 좀더 나이가 어렸을 때에 가입해서 적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인데' 하는 후회다. 생명보험은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보험연령이 많으면 많을수록 보험료가 비쌀 뿐더러 가입조건도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번째 후회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는 것이다. '나의 운명이 이렇게 짧을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보장이 큰 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인데' 하는 후회다.

남은 가족에게 충분한 보장이 되지 못하는 보험금은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사랑하는 가족에게 경제적인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없다. 이 세번째 후회야말로 가장 가슴 아픈 후회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보다는 훨씬 행복한 후회일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보험영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보험가입권유를 했고 또 많은 사람들을 고객으로 모시고 있다. 아마도 그 분들도 이런 후회를 하고 있을 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후회를 하는 생명보험을 왜 가입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해답은 생명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것보다는 가입하는 쪽이 훨씬 덜 후회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일종의 애정표현이 바로 생명보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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