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기자 간담회 "나는 온건보수지만 행동은 진보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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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은 28일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대통령이 끼리끼리만 코드를 맞추지 말고 국민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있은 정치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다. 그는 "지도자는 자꾸 편을 가르지 말고 극우와 극좌를 뺀 대다수의 보수.진보 세력을 아울러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금은 단순히 경제가 어려운 게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자신감을 상실한 게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나는 생각은 온건보수지만 행동은 진보개혁적으로 한다"며 "서울시가 시내버스 사유노선을 회수해 준공영화한 것은 사회주의적 성격으로 운동권에선 속 시원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손학규 경기지사가 제기한 '주도세력 교체론'에 대해 "이분법은 안 된다. 21세기는 전문가의 시대이므로 아마추어나 제너럴리스트(만능선수)보다는 전문적 식견을 갖춘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 시장은 전날 정부가 내놓은 충청권 행정특별시 대안에 대해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만 서울에 혼자 남아 뭘 하겠다는 거냐"며 "또 한번 충청도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이 정치부 기자들과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손 지사.강재섭 의원 등 당내 대권 후보 그룹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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