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관 같은 폴크스바겐 투명유리 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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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자동차를 조립하는 과정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벽을 투명 유리로 만든 공장이 등장했다.

폴크스바겐은 이달 초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시에 위치한 투명 유리 공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총 1억6천2백만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말 완공한 이 공장은 방음장치가 잘 돼 있고 먼지 등 공해물질을 밖으로 거의 내보내지 않도록 설계됐다.

공장에는 연기를 내뿜는 굴뚝이 없다. 다른 공장처럼 도로변 귀퉁이에 대형 트럭이나 지게차·중장비가 서 있는 모습도 찾아 볼 수 없다.

부품은 인근 공장에서 전차로 실어온다. 조립라인에는 고급 마루가 깔려 있으며 은은한 조명을 비춘다. 모든 조립은 손으로 해 기계음을 최소화했다.

1층 홀에는 각종 휴게공간이 있어 자동차 공장이라기보다 예술관 같은 느낌을 준다.

투명 유리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차량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고객이 지켜 볼 수 있다는 것. 공장에 찾아온 고객은 VIP라운지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자동차 색상, 내부 인테리어 등을 여러가지 사양 중에서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주문한 자동차가 어디까지 조립됐는지를 모니터를 통해 볼 수도 있다. 자동차 한대가 라인에서 조립되는 데는 36시간이 걸린다.

이 공장에서는 8백명의 작업자가 한대에 1억원이 넘는 최고급 승용차 '파에톤'을 매일 1백50대씩 생산한다. 공장 면적은 8천3백평 정도다.

공장을 설계할 때 도시와의 조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것. 소음과 공해를 이웃 주택에서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차단하는 데 신경을 썼다.

또 공장 건물 어디에서든 자동차 조립라인을 볼 수 있고, 유리창을 통해 반대편 주택가에서도 보이도록 했다.

폴크스바겐은 앞으로 이 공장을 맥주 공장이나 과자 공장처럼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부담없이 자동차 조립과정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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