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강… 도전은 계속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마침내 신화가 탄생했다. 한국 축구가 꿈에 그리던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태극 전사들의 뜨거운 정열과 집념, 그리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친 4천만의 열띤 함성으로 전국 방방곡곡이 진동했다. 세계는 또 다시 경악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스페인을 맞아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 모두 1백20분간의 대접전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72년의 월드컵 역사상 유럽과 미주 이외의 대륙에 있는 국가가 4강에 오른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전차 군단' 독일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편 오사카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터키는 연장 전반 4분에 터진 만시즈의 골든골로 세네갈의 돌풍을 잠재우고 마지막으로 4강에 합류했다. 터키는 26일 사이타마에서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지난 18일 이탈리아와 1백17분간의 격전을 치른 후유증으로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고, 수비도 흔들려 여러 차례 결정적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이운재의 빛나는 선방으로 극복했다. 전반을 가까스로 넘긴 한국은 후반 16분 유상철 대신 이천수를 투입한 이후 공격력에서 대등한 페이스를 되찾았다.

후반 종료 직전 황선홍이 투입돼 스페인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으나 득점없이 비겨 서든데스의 연장전에 들어갔고, 여기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은 황선홍·박지성·설기현·안정환이 키커로 나서 잇따라 골을 성공시킨 반면 스페인의 네번째 키커인 호아킨의 슛은 이날 승리의 수훈갑 이운재의 손에 걸려 튕겨나갔다.4-3으로 앞선 상황에서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홍명보가 여유있게 상대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스페인은 호아킨의 실축으로 52년을 별러온 4강 진출의 꿈이 좌절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