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응원때 아이들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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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월드컵 길거리 응원을 하다 안전사고를 당한 열성팬 열 명 중 두 명은 어린이로 나타나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 때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1일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한국팀이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서울시청 앞 광장 등 길거리 응원 장소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2백16건 가운데 어린이 안전사고가 40건(19%)을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응원 인파에 떠밀려 찰과상이나 타박상을 입은 어린이가 20여명으로 전체 어린이 안전사고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폭죽 불꽃놀이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어린이도 다섯명 있었다.

또 흥분한 어른들이 '대~한 민국'을 외치며 갑자기 뻗친 주먹 등에 맞아 코뼈가 내려앉은 어린이와 한국팀이 골을 넣는 순간 흥분해 실신한 유치원생도 있었다.

소방방재본부 문희웅 구조과장은 "무더운 한낮에 경기가 열리는 22일에는 부모들이 가급적 어린이를 길거리 응원전에 데려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안전사고자 2백16명(남자 1백24명, 여자 92명) 가운데 외상(타박상·찰과상)이 1백34명으로 가장 많았고 ▶호흡곤란·복통(98명)▶화상 15명▶탈골 6명 순이었다. 남자는 주로 격렬한 몸짓을 하다 다친 반면 여자는 순간 흥분으로 인한 호흡 곤란이 많았다.

안전사고 중 60%(1백29건)는 전반전에 발생, 소방방재본부는 응원단의 신체리듬이 갑자기 흥분상태로 바뀌면서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소방방재본부는 22일 시청 앞과 광화문 등 시내 곳곳에 구급차 1백40여대와 소방관 2천4백80여명을 배치한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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