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판정과 伊 패배는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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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이탈리아 기자들은 한국전에서 주심을 본 바이론 모레노 심판에게 몰려가 가시돋친 인터뷰를 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 '일 메사제로'는 20일 서울발 특파원 기사를 통해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모레노씨 잘 잤는가. 이탈리아에서는 스캔들이라고 하는데.

"아주 잘 잤다. 나의 결정에 만족하며 양심에 걸릴 것이 없다. 나보고 '로봇이다, 절도다'라고 하는 소리를 다 듣고 있다. 당신들의 여론을 존중한다. 지금은 이성을 잃은 때다. 곧 지나갈 것이다. 이탈리아가 탈락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톰마시가 경기 시작 전에 악수하려는데 왜 거부했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규정에 따랐다. 심판은 선수의 몇 걸음 뒤에 서야 하고 의혹을 피하기 위해 경기 전에는 인사를 나누지 말아야 한다."

-40m나 떨어진 곳에서 어떻게 토티의 행동을 볼 수 있었나.

"FIFA의 시력검사에서 양쪽 눈이 2.0으로 나왔다."

-무엇을 봤나.

"토티는 나를 속이기 위해 넘어졌다. 접촉은 없었다."

-왜 항상 이탈리아 선수들에게만 휘슬을 불었나.

"통계를 봐라. 한 팀에 네번씩 경고를 줬다. 공평했다."

-한국에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나.

"파누치가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FIFA는 당신 판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축하 인사를 받았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당신이 뚱뚱하다고 하는데…. 균형이 잡혔다고 말하고 싶은가.

"뚱뚱하지 않다. FIFA 신체검사를 통과했다. 50m 달리기에서 7초를 기록했다."

-진짜 축구선수였나.

"18세까지 1부 그룹에서 뛰었고 19세부터 심판이 되기 위해 진로를 바꿨다. FIFA 심판으로 활동한 지 7년이 됐다. 1년에 국제대회 20경기를 비롯해 모두 60경기 정도를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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