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미 국채 ‘핵폭탄’으로 안 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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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시장 위협용 ‘핵폭탄’으로 쓸 것이란 우려에 대해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외환관리국은 “미국 자산을 대량 매각하는 ‘핵 옵션’은 전혀 불필요하다”며 “미 국채 매입은 유동성과 안전성, 낮은 거래비용 등을 감안한 것이며 운용도 시장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미국에 대해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입장 표명은 중국의 외환보유액를 둘러싼 세간의 우려에 대해 해명하는 방식으로 나왔다. 일부 시장분석가들과 미국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내다팔아 미국을 압박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며 경계하는 시각이 있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4000억 달러로 세계 최대다. 이 가운데 미 국채만 4월 말 기준으로 9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 외환관리국은 이날 달러 이외의 자산으로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겠다는 입장도 다시 강조했다. 다만 금은 주요 투자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공급이 제한돼 있는 데다 대량으로 사들일 경우 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중국은 올 들어 일본 국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여 주목을 받고 있다. 올 1~4월간 일본 국채 매입 규모는 5410억 엔(61억7000만 달러)으로 이전 최대였던 2005년 연간 매입 규모보다 두 배를 샀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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