濟州는 방송3사 예측 모두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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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 참패'.

13일 오후 6시. 지방선거 투표 마감 직후 KBS 등 방송3사는 일제히 선거결과를 예측보도했다. 지방선거 참여자에 대한 출구조사 및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전국 16개 시·도지사 중 한나라당이 11곳(KBS·SBS)~12곳(MBC)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도했다. 제주에 대한 예상만이 달랐다. MBC는 한나라당 우세, SBS는 민주당 우세, KBS는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당초 오차범위 내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던 서울·대전·울산지역은 방송 3사가 모두 한나라당 우세로 밝혔다.다만 MBC는 서울·대전·울산·제주 선거를 "오차범위 내에 있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들 방송사는 또 민주당은 호남권 세곳, 자민련은 충남에서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제주·대전 등 접전지역에선 밤새도록 엎치락 뒤치락 각축전이 이어졌다.

그래서 여론조사기관들은 "대전·충남의 여론조사는 역대 각종 여론조사에서 매번 틀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출구 여론조사와 예측보도는 방송사로선 '뜨거운 감자'다. 강행 여부를 놓고 방송사 내에서도 찬반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2000년 16대 총선 때 방송사들은 투표가 끝나자마자 일제히 예측보도에 나섰다가 실제 개표와 현저하게 달라 '방송사상 최악의 오보사태'를 빚었다.

당시 "민주당이 제1당이 된다"는 예측부터 빗나간 데다 정당별 예상 의석수가 최대 17석까지 차이가 났다. 또 방송사별로는 1위 당선자 예측이 최대 21석까지 오차가 생겼다. 오차범위를 벗어난 출구조사만도 무려 50여개 선거구에 달했다.

오보사태는 사과방송으로 이어졌고, 방송사와 여론조사기관 간에는 책임전가와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벌어졌다.

그러나 '예측보도 불가피론'도 만만치 않다. 개표방송 초반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잡으려면 예측보도가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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