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역일꾼 뽑는 날각당 지지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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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각 당은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밤 늦게까지 막바지 득표전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당직자들이 모두 현장으로 출동해 중앙당은 텅 비다시피 했다. 각당 지도부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충청권에서 '우중(雨中)유세'를 강행하며 한표라도 더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부패 정권을 심판합시다"=한나라당 이회창(會昌)대통령후보와 서청원(徐淸源)대표는 각각 서울 시내 11개 지역을 동서로 나눠 돌면서 "부패 정권 심판"을 외쳤다.

한 곳에서 1~2분씩 연설하는 릴레이 유세였다. 간간이 비가 뿌리면 우산을 쓰고 목청을 돋웠다.

후보는 당사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지 못하면 부정 부패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혁명의 횃불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권력의 부패에 맞서 싸우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자랑스러운 조국을 만드는 게 젊은이의 용기"라면서 젊은층 지지를 당부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20~30대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부패 정권의 연장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에는 나이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후보는 "부패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는 게 전국민의 한결같은 민심"이라면서 "이제 자손만대에 물려줄 수 있는 새로운 정부의 정권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충청도가 자민련 때문에 변방으로 밀려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한나라당이라는 큰 배를 타고 국정 운영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렬(崔秉烈)·이부영(富榮)전 부총재, 김덕룡(金德龍)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이날 자신들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막바지 득표 지원 활동을 벌였다.

◇"자기 손이 깨끗해야 심판할 것 아닙니까"=민주당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는 오전에 경기, 오후엔 서울을 돌며 "한나라당은 대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화갑(韓和甲)대표는 인천을 찾았다.

후보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승용차 안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그는 거리 유세에서 "(각종 게이트에 대해선)고개 숙여 사과하겠다"면서도 "심판을 하려면 자기 손부터 깨끗해야 하는데, 이회창 후보는 더러운 손으로 부정 부패를 심판할 자격이 없다"고 '역(逆)심판론'을 제기했다. 이어 "후보는 기업체에서 1백66억원을 받은 세풍사건을 일으키고도 몰랐다고 하는데 과연 통이 크다"고도 공격했다.

그는 유세 도중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축구 대표팀을 성원했듯이 투표에 참여해 달라"며 "감정적 심판이 아니라 냉정한 선택을 해 달라"는 내용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韓대표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는 부정 부패의 원흉인 만큼 이번 선거에서 부정 부패의 원조를 심판해 달라"고 강조했다.

중앙당에선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 후보를 상대로 '성폭행 은폐사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등 의혹 부풀리기를 계속했다. 또 "한나라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충청인 단결해야"=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충남 당진·서산·예산·연기와 충북 청주 등지에서 "충청인 대단결"을 거듭 외쳤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자민련의 당세가 위축되면서 충청도는 발전에 큰 지장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관계자들은 "충청권을 지켜내지 못하면 선거 후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고 호소했다.

제주 등에 8명의 후보를 낸 민국당에선 김철(金哲)대변인이 "거대 정당의 정치적 전횡을 막기 위해 소수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촉구한다"는 논평을 냈다.

10명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공천한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대표는 경북 일대에서 "부패 정치와 구태의연한 기존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표를 몰아달라"고 역설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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