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은 대재앙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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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2월 26일은 대재앙의 날인가.

최악의 지진해일이 동.서남 아시아를 휩쓴 26일로부터 꼭 1년 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의 유적도시 밤(Bam)시(市)에서도 대지진이 일어났다. 사망자만 3만여명에 달하는 초대형 참사였다.

이 때문에 지구 내부의 지각 운동이 주기적으로 격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밤시를 강타한 진도 6.7의 강진은 사망자 3만1884명.이재민 7만500여명이란 대규모 피해를 낳았다. 이번 해일도 발생 첫날 9000여명의 사망자를 넘어섰고 시시각각 누적 피해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밤시의 지진으로 가족 대부분을 잃은 자흐라(45)는 "큰아들을 데리고 기도를 하기 위해 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주변 땅이 꺼지기 시작했지만 정원으로 피해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밤시는 아직 복구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여전히 폐허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란 당국은 25일을 기해 1년간의 지진 희생자 추도기간을 종료했지만 밤시를 강진 이전의 상태로 복구하려면 10년가량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은 지진 피해 복구 지연이 국제사회의 지원약속 불이행에 책임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최근 외국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던 10억달러(1조482억원) 가운데 1700만달러만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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