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DJ 밟고 넘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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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에서 6·13 지방선거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각종 제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칫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제외하곤 전패할지 모른다"는 말들이 당내에서 공공연히 나도는 와중에서다.

이 가운데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중립내각 구성을 건의하자"는 주장도 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후보와 가까운 쇄신파 의원 일부가 그런 쪽에 서 있다.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던 장관들을 정리하고 한나라당의 주장도 수용해 정권 말기를 마무리할 실무 내각을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수도권의 쇄신파 의원은 "金대통령의 탈당으로 당과의 관계는 끊겼지만 내각의 구성원 중 당적을 가졌던 각료가 있어 진정한 의미의 중립내각이 아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盧후보와 金대통령의 관계를 보다 확실하게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주장들은 결국 청와대 박지원(朴智元)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개각 주장에 대한 청와대 반응은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金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의원이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주 초 열린 당 선대본부 회의에선 ▶金의원 탈당, 김홍업(金弘業)씨 검찰 자진 출두▶아태재단 해체▶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김방림(金芳林)의원의 즉각 출두 종용 등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5일 열린 민주당 정치부패근절대책위(위원장 辛基南의원)에서도 당이 정치부패 척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盧후보는 격려사에서 "개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자기 극복이며 살을 베는 각오로 개혁에 임해야 한다"면서 "함께 하는 동지와 조직·집단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쳐 나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며 비장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盧후보는 또 신촌 정당연설회에서 "필요하면 DJ를 밟고 넘어가겠다. 하지만 DJ는 노벨상을 받은 분이고, 이제 부정부패 청산만 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홍일 의원 측은 즉각 탈당 요구를 반박했다. 민주당 당직자도 "중립내각 구성 등의 얘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종혁·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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