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낙담하는 30대에 힘 주고 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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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려운 시절, 혹시 낙담하고 절망에 빠진 30대들이 읽고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리더십을 주제로 한 카툰 에세이집 『리더가 넘어선 위대한 종이 한 장』(고즈윈, 244쪽, 1만1800원)을 낸 최윤규 (주)아이유캔 대표(38·사진)의 소박한 소망이다. 실제 그 자신도 30대이고 사업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잘 나가던 직장생활을 박차고 나와 1998년 벤처 중소기업을 창업했던 그는 2000년 사업 실패 후 한때는 낮에는 회사 일을 보고 밤이면 자정까지 호떡장사와 막노동을 하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이 때 힘이 되어 준 것이 위기와 고난, 장애를 이긴 리더들의 이야기였다.

“영국의 비틀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황영조 선수를 키워 낸 정봉수 감독 등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이 원래 특별했던 것은 아니더라고요. 긍정적 사고를 하고, 남다르게 생각하고,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죠. 그런 이야기에서 용기를 얻고 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었어요.”

처음에 A4 용지에 손으로 글과 그림을 담아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던 것이 어느덧 책 한 권 분량이 됐다.

“많게는 200여 명, 지금도 80여 명에게 개인적으로 카툰에세이를 보내는 데 원고료라며 4만원을 보내 주신 분도 계시고 어떤 CEO는 내용이 좋다며 주위에 돌려보고 보관하기도 하더군요.”
글감을 모으기 위해 1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각종 세미나와 설교를 찾아 듣는다니 그 수고가 만만치 않겠다 싶다.
“사실 책에 실은 이야기들은 제가 저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죠.”

겸양의 말을 하지만 책 내용은 단순히 읽은 일화를 옮겨 적은 것이 아니다. 그의 철학과 진정이 녹아들어 교훈적이면서도 감동적이다. 이를테면 “델 컴퓨터사의 표어에는 ‘5초간 승리를 기뻐한 뒤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었는지 다섯 시간 반성하라’는 것이 있다”란 구절이 그렇다. 거기다 언뜻 투박한 선으로 이뤄진 그림들이 읽는 동안 슬며시 웃음 짓게 하면서 여운을 남긴다.

그런데 이 사람, 주간 이코노미스트지에 경제 카툰을 연재할 정도로 전문가가 됐는데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단다.

“글 내용을 함축해서 전달할 수 있어 그림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한 번도 그림 잘 그린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그런데 그 그림이 시선을 끌고 마음을 움직이니 묘한 일이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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