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행복을 찾고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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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탄줘잉 지음, 김명은 옮김
위즈덤하우스, 216쪽, 8800원

‘살면서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면 어떤 답들이 나올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부·명예·권력을 얻는 것을 꼽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에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들이다. 이를테면 은사님 찾아뵙기, 부모님 발 씻어드리기, 일기와 자서전 쓰기,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 다른 이의 말에 귀 기울이기, 악기 하나 배워보기 등이다. 공통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다른 공통점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점일 테다.

책은 49가지 주제에 관련된 동화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예컨대 ‘고향 찾아가기’편에서는 40년만에 고향을 찾아 잔치를 벌이는 사업가가 주인공이다. 여전히 가난한 그의 고향 친구들은 초대 받은 잔치에 맨손으로 갈 수 없어 꾀를 낸다. 싸구려 술병에 맹물을 담아 간 것이다. ‘설마 부유한 친구가 이런 싸구려 술을 마시자고 하지는 않겠지’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사업가는 반가운 마음에 친구들이 가져온 맹물 술을 가장 먼저 따 들이켠다. 친구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 사업가는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온갖 술을 마셔봤지만 이처럼 맛있는 술은 처음”이라고 친구들을 치켜세운다. 이들은 술이 아닌 진한 우정에 취했고 잔치는 더욱 흥겨워졌다. 중국어판의 제목은 ‘일생의 중요한 일 99가지’이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이렇게 줄여 줬으니 출판사에 고맙다고 해야할까.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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