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핵무장 가능" 후쿠다 <日정부대변인> 발언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이 일본도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후쿠다 장관은 지난달 31일 일본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핵의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하는 '비핵(非核)3원칙'에 대해 "여론이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하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10면>

그는 "법이론상으론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될 이유가 없다"고 덧붙여 현행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일본 정부의 정책판단만으로 핵무장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는 "현 정부하에선 비핵 3원칙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일본 야당들이 후쿠다의 발언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정치쟁점으로 번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1967년 이후 비핵 3원칙을 사실상의 국시(國是)로 삼아 왔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1일 "일본의 방위태세 정비는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일본의 핵무기 보유는 지역 안정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하는 뜻을 명백히 했다.

서울=오영환 기자, 도쿄=남윤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