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번지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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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주식값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특별한 악재는 없었으나 프로그램 매매를 따라 연일 계속된 널뛰기에 투자자들이 기진맥진한 모습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허약함을 더해 연중 최저치로 급락한 가운데 불과 두 달여 만에 주가가 반토막난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19.58포인트(2.34%) 떨어진 815.61을 기록해 지난 10일 이후 3주일 만에 810대로 밀렸다.

코스닥지수는 2.09포인트(2.88%) 하락한 70.38로 마감, 지난 1월 18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72.02)를 경신했다.

거래소시장에선 철강, 코스닥시장은 금융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주가가 떨어졌다. 두 시장에서 하락 종목은 1천1백여개로 상승 종목(4백12개)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외국인들이 뉴욕 증시가 연 사흘 떨어지자 순매도 물량을 1천2백여억원으로 늘린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악재는 없었다. 프로그램 쪽에선 오히려 7백35억원이 순매수됐다.

미래에셋의 이종우 투자전략실장은 "증시가 조정장세의 한복판에 놓이면서 지친 투자자들이 일부 투매성 매물까지 내놓았다"며 "그러나 과거 대세상승 때도 이 정도의 조정은 반복된 만큼 장세를 너무 비관한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올 연중 최고치와 비교해 이제껏 지수 조정폭은 거래소가 13.0%, 코스닥은 25.5%다.

이 실장은 "과거 대세상승 때도 증시가 본격 조정에 들어가면 대형 우량주는 15% 안팎, 중소형 개별주들은 최고 40% 정도까지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 코스닥의 하락폭이 더욱 가파른 것은 기관이 안전판 역할을 못해주는 중소형주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닥 시장에선 지난 3월 22일 지수 연중 최고치 이후 주가가 50% 이상 떨어진 종목이 40개 이상에 달하고 있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투자심리가 워낙 얼어붙어 주가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국내 경제 흐름과 기업실적이 계속 호전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이동우 연구원은 "증시가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경우 하락폭이 지나치게 컸던 종목들부터 앞장서 반등할 공산이 크다"며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급락한 코스닥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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