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나오는 내달까지 조정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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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증시가 두달째 깜깜한 조정의 터널 속에 갖혀 있다.

그러나 터널 끝의 빛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국내외 경기 흐름과 기업실적 등에서 뭔가 주가 방향을 되돌릴 동인을 기대하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에다 테러공포 확산 등 반갑지 않은 소식만 나온다.

증시는 무기력 증세에 빠지면서 컴퓨터가 자동으로 주문을 내는 프로그램 매매에 몸을 맡긴 꼴이 됐다. 지난주 증시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급등락하는 '럭비공 장세'를 연출했다.

이번 주에도 이런 불안정한 주가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벽을 맞기 직전이 가장 어둡 듯이 이제 조정 터널의 끝을 맞이할 준비를 슬슬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 시점을 대충 6월 중순께로 본다.

이 때쯤 되면 2분기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의 윤곽이 잡히게 된다. 내수에 이어 수출이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지, 기업들이 1분기에 보여준 사상 최대 실적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 미국 경기가 3분기쯤에는 회복의 전기를 마련할지 등을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다.그러나 최근 중국과 일본, 한국·대만 등 동아시아권의 경제는 미국과 차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는 조짐이고, 대만은 수출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경기가 완만하나마 회복 흐름을 확인해 한국경제의 뒷다리만 잡지 않아도 국내 증시는 미국과 동조화 고리를 끊고 재상승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6월 12일의 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를 넘기면 프로그램 매물이 많이 해소돼 수급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투자수익은 어차피 위험을 감수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다. 대세상승이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투자자들로선 요즘처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게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일 수 있다. 월말을 맞아 나오는 국내외 경기지표들을 꼼꼼히 살피면서 조정 터널의 끝을 가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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