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PLO 의장 베들레헴 방문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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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24일 밤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열리는 성탄전야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다.

PLO 비서실 관계자들은 "압바스 의장은 아라파트 수반이 행해왔던 관례를 지속하고 싶어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11일 사망한 아라파트 수반은 생전에 성탄미사 참석을 위해 베들레헴의 구유광장에 위치한 캐서린 성당을 해마다 방문했다. 예수를 사도로 인정하는 이슬람에서 형제종교인 기독교 주민들을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2001년 말부터 라말라 청사에 구금되면서 베들레헴 방문도 금지됐다. 이에 따라 캐서린 성당 측은 아라파트 수반의 빈 자리에 그의 상징인 검은색과 흰색 체크무늬의 머릿수건을 대신 올려놓았었다.

따라서 압바스 의장은 팔레스타인 최고지도자의 자격으로 4년 만에 성탄 미사에 참석하게 된다. 다음달 9일 수반선거에서 당선이 확실한 압바스는 그동안 종교와 민족을 초월하는 평화공존을 주장해왔다.

현재 약 6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내 기독교인 중 상당수가 주로 예수의 탄생지 베들레헴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이곳에서의 성탄축하 행사는 과거에 비해 많이 퇴색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심해지고 이스라엘이 여행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이 사망한 이후 폭력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임에 따라 예년보다 많은 관광객이 성탄절에 맞춰 베들레헴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3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26개 시.읍에선 28년 만에 처음 지방선거가 실시됐다. 내년 1월 실시되는 자치정부 수반 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지방선거는 내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전체 600여 지역에서 실시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압바스가 이끄는 집권 파타운동이 이슬람 저항단체 하마스를 앞서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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