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진보·보수가 어딨나 … 현장 꼼꼼히 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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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30일 퇴임한 설동근(62·사진) 전 부산시교육감은 “새 교육감들은 교육현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정책 우선순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행 교원평가를 바꾸려는 진보성향 교육감들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퇴임 전날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설 전 교육감은 2000년부터 주민 간선(2회)과 직선(1회)을 통해 10년간 부산 교육을 이끌어왔다. 전국 최초로 무학년제와 독서이력제를 도입했고, 우수교사의 수업공개와 교장·교감 다면평가 등을 추진해 ‘부산발 교육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교육에 진보, 보수가 어디 있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교육은 수월성과 평등성이 조화를 이루면서 학생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기회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이) 이념의 굴레에 빠져 ‘이건 한다, 저건 안 한다’ 하면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으로 학생들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먼저 ‘개천에서 용이 나게’ 저소득층 학생을 충분히 지원한 뒤 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교육감 해보니 빈곤과 이혼 등으로 위기에 빠진 가정의 학생들이 정말 많더라”며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교육격차를 줄여주는 게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 일부 교원단체에서 반대하는 교원평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인성교육마저 교사가 학원강사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 게 현실이므로 교육감이 교원을 잘 설득해야 한다”며 “교직 사회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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