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양반다리 해도 안 아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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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걷지 못하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마지막 치료수단인 인공관절 대치술. 인체에 삽입되는 인공관절 보형물의 재질과 모양이 개선되고, 수술기법도 향상됨으로써 환자만족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지난해만 해도 3만건의 시술례를 기록할 정도로 혜택을 받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환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는 부분이 다리를 구부리는 굴곡도다.

최근 가천의대 동인천 길병원 이수찬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 말까지 시술한 '좌식(坐式)인공관절 수술'4백30례를 분석했다. 좌식 인공관절은 지난해부터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 인공관절은 많이 구부릴 수 있어 우리나라의 좌식문화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교수에 따르면 수술 6개월 후 26%(1백16례)는 무릎을 꿇고 앉을 수 있었고, 72%(3백10례)는 양반다리 자세가 가능할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였다.무릎을 꿇기 위해선 인공관절 굴곡도가 최소 1백50도, 양반다리는 1백10도 이상은 되어야 한다.

이교수는 "기존 인공관절은 수술후 1~2년이 지나야 10% 정도가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며 "무릎 굴절 각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좋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좌식 인공관절 수술자의 평균 무릎 굴절각은 1백34도이며, 조사대상자의 92%가 1백20도를 넘기고 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자 중 1백20도를 넘어 구부리는 게 가능한 사람은 33%에 불과하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하철원 교수도 비슷한 시술성적을 내 놓은 바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37례를 추적한 결과 평균 굴절각은 1백36.5도였고, 1백25도 이상이 37례 중 25례에 이르렀다는 것.

좌식 인공관절은 기존 보형물에 비해 대퇴골과 경골이 맞닿는 양쪽 끝 부위의 각을 조절해 주변 조직과의 마찰을 줄이고, 높은 각도에서도 완만하게 구부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그림 참조>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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