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청률 경쟁 닻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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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1일 벌어지는 한국 대표팀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월드컵 평가전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 3사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KBS·MBC·SBS가 동시에 중계하는 이번 경기의 시청률에 따라 월드컵 개최 기간의 시청률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열릴 프랑스와의 평가전과 월드컵 본 경기 중계에도 이들 3사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어서 월드컵 중계방송 체제는 사실상 잉글랜드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월드컵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은 이미 확인됐다. 지난 16일 MBC가 중계한 한국과 스코틀랜드 팀의 평가전이 29.4%의 시청률(TNS 미디어코리아)로 SBS의 '여인천하'를 따돌리고 주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앞으로 3사 모두 동시 중계할 경우 시청률은 자연히 분산되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입장이다.

관건은 역시 월드컵 중계 방송의 '얼굴'격인 대표 해설자와 캐스터에 달렸다. SBS는 신문선·송재익, KBS는 허정무·서기철, MBC는 차범근·임주완 콤비를 내세워 각축을 벌인다.

부가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SBS는 벤처사와 공동 개발한 '실시간 축구통계 프로그램(SDB)'을 이번 잉글랜드전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SDB는 전·후반 공격 주도율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그래픽으로 표시한다. MBC는 경기 당일 코엑스(COEX) 내 월드컵 플라자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붉은 악마'의 모습을 현장 중계해 사실감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두번의 평가전 중계 결과에 따라 각사의 광고액 규모도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SBS 관계자는 "이번 평가전의 시청률을 놓고 광고주가 방송국을 고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방송 3사간 시청률 분포에 따라 해설위원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기 때문에 모두들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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