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계파들 "당원 모셔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내년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열린우리당 각 계파의 세 불리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이른바 '4대 개혁 입법' 처리 등 굵직한 현안에 가려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 다음달 말까지 전국 230여개 지역에서 당원협의회장 선거가 집중적으로 실시될 예정이어서 계파 간 각축전에 불이 붙었다.

각 지역의 당원협의회는 기간 당원을 모집하고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을 선출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후보를 뽑는 경선을 관리한다. 막강한 조직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기간당원들의 투표로 뽑는 지역협의회장이 모두 정해지면 각 계파가 미는 이들의 머릿수만 세도 전당대회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진영이 우호적인 기간당원을 최대한 늘리려고 애쓰는 이유다.

◆ 기간당원 10만명 돌파=22일 열린우리당 최규성 사무처장은 기간당원이 10만2371명(2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매일 1700명가량씩 당원이 늘고 있다고 했다. 2006년 지방선거나 내년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경쟁이 치열한 곳일수록 당원이 많이 모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남 순천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5840명이 입당했다. 한 관계자는 "순천이 지역구인 서갑원 의원 측과 조충훈 현 순천시장 측이 향후 지방선거를 고려해 당원협의회장 선거에 주력하면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아 내년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꼽히는 충남 공주.연기 지역은 둘째로 높은 4092명의 당원이 몰렸다.

◆ 당권파와 재야파 접전=당 관계자들은 "이미 지역구 내 당원 확보 경쟁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상태"라고 말한다. 특히 지역협의회 구성이 본격화될 다음달에 계파 간 경쟁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내에선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와 당권파로 불리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그룹, 유시민 의원이 이끄는 개혁당 출신 그룹 등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여기에 친노 그룹과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등이 당원 확충 작업에 가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