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귀빈들 에쿠스 리무진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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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이달 말 개막하는 한·일 월드컵의 귀빈들은 어떤 차를 탈까.

이번 월드컵의 공식 의전차는 모두 현대자동차 모델이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로 현대자동차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 사용하는 의전차도 현대차로 하는 것이다.

월드컵 의전차는 모두 1천53대. 한국이 5백31대, 일본이 5백22대다. 차종은 다양하다. 에쿠스·그랜저XG·뉴EF쏘나타·버스 등을 의전에 쓴다. 현대차는 최근 월드컵 의전차량 발대식을 갖고 이들 차량을 제공했다.

월드컵 기간에 방한할 조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회장,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 회장 등 최고 귀빈은 에쿠스 리무진을 탄다.

평소 국내에서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국내 재벌 총수들이 타는 에쿠스 리무진은 배기량 4천5백㏄에 8기통 2백70마력으로 국내 최고 출력을 자랑한다. 가격도 7천8백20만원으로 국산차로는 최고가다.

그런 만큼 이 차에는 각종 첨단장치가 달려 있다. 험로를 달리거나 급회전을 할 때 차가 코너 밖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자동으로 방지해주는 전자주행장치(ESP)와 전복사고 때 머리·목 부상을 막아 주는 커튼형 에어백을 국내 최초로 장착했다. 뒷자석에는 안마기도 달려 있다. 차량 중량·길이·폭도 국산차로는 최대 규모다.

현대차 전현찬 국내영업본부장은 "에쿠스 리무진은 벤츠 S클래스·BMW 7 시리즈 등 최고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능과 안전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면 의전에 쓰였던 모든 차량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월드컵 공식 차량은 월드컵이 끝나고 한두달 이내에 개인이나 렌터카 회사에 판매할 예정"이라며 "차량 상태에 따라 10~20%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회사들은 의전차를 놓고 경쟁을 하게 마련이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했을 때 의전차로 쌍용차 체어맨이 선택되자 현대차는 다급한 나머지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전경련 회장의 후광을 이용해 얻어낸 결과"라며 외교통상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외교부는 여왕과 동행한 부군 에든버러 공에게 현대 다이너스티를 타도록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탔던 차는 미 포드사의 1969년형 링컨 콘티넨털 리무진으로 알려졌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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