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전미숙 춤사위 이번엔 피나 바우슈를 위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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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아모레 미오’에서 독특한 동작을 보여주는 무용가 박상미씨. [전미숙 무용단 제공]

현대무용가 전미숙(52)씨는 말이 별로 없다.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 자의식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의 초기작 ‘58년 개띠’는 신·구세대 사이에 낀 채 별다른 혜택도 못 누리고 있는 자신의 세대를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그의 안무는 구체적이다. ‘영혼’ ‘불멸’ 같은 추상성을 거부한다. 예를 들어 악수를 건네는 동작에서 모티브를 따 온 ‘반갑습니까’가 대표적이다. 손을 내밀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흔들고 하는 일련의 동작이 자연스럽게 춤으로 연결된다. 동작이 변형되며 인과관계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상상력이 가미되면 흥미롭게 진행된다. 거침없이 핵심으로 쑥 파고드는 기민한 동작에 젊은 관객은 환호한다.

그가 이번에 올리는 ‘울지마세요’는 지난해 타계한 안무가 피나 바우슈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전미숙 혼자서 춤을 추는 1부 ‘아듀, 마이 러브’는 2001년 초연됐으며 지난해엔 대한민국 무용대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이미자가 부르는 ‘댄서의 순정’에 맞춰 추는 마지막 대목이 인상적이다.

2부 ‘아모레, 아모레 미오’에서는 전미숙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이젠 한국 현대무용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신창호·차진엽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제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현대 무용 ‘울지마세요’=7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만·3만원. 02-588-7520.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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