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제 평가 최대한 간단하게 할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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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연구과제를 평가하는 사람은 공정하게, 평가를 받는 사람은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평가 시스템을 선진국처럼 획기적으로 바꾸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달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과학재단의 김정덕(60)이사장. 우리나라 기초과학 육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재단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구과제 평가는 간단하면서도 최대의 업적을 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과학재단은 연간 2천2백억원을 기초연구과제와 인력 양성 등에 투자하고 있다.

-말도 많은 것이 연구과제 평가 문제다.

"우수연구센터(SRC나 ERC)의 경우 선정 때 5단계 평가를 하고, 선정하고도 중간평가, 결과 평가를 받는다. 너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다. 연구과제 평가지침을 주는 과학기술부와 협조해 최대한 간단하게 하도록 하겠다. 미국의 경우 과학재단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NSF에서는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평가와 선정에 따른 전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식으로 평가 제도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참 연구자들이 과제 선정 때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진 연구자들이 대부분 지방에 첫 자리를 잡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이들을 수용할 새로운 연구프로그램을 만들겠다."

-1989년 시작, 기초과학 육성에 큰 기여를 한 우수연구센터 사업을 올해 중단한다는데….

"올해 선정할 10개를 포함하면 올해 말까지 1백개 센터가 선정된다. 국제 연구논문 발표나 연구분위기 조성에 많은 역할을 했다. 이를 대체할 선도기초연구실(ABRL)·국가핵심연구센터(NCRC)를 새로 시작할 계획이다."

-기초과학 육성책은 무엇인가.

"예를 하나 들자면 과학 꿈나무들의 잔치인 과학올림피아드 입상자들에게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그런 혜택을 주고, 과학 꿈나무들에게 안주는 것은 불공평하다. 이런 인식이 바뀌고, 정부의 기초연구 투자를 늘려야 한다. 현재 전체 연구비의 18%인데 20~30%로 높여야 한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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