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의혹 조사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나라당은 7일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일가와 청와대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주요 당직자들이 일제히 나서 이희호(姬鎬)여사의 김홍걸(金弘傑)씨와 유상부(常夫)포스코회장 면담 주선 의혹, 최규선씨의 녹음테이프 파문, 파크뷰 아파트 특혜 분양설 등을 도마에 올렸다.

◇"영부인도 조사하라"=이상득(相得)사무총장은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청와대 안방 주인까지 아들 비리에 연루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국민 보기가 부끄러워 말을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포스코의 타이거풀스 주식 매입은 경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회장의 로비 수단이었을 것" "포스코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것은 의혹을 짙게 할 뿐"이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옷 로비 사건부터 아들 비리가 터질 때마다 거론됐던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는 게 아니냐"며 여사를 겨냥한 이재오(在五)총무는 "金대통령은 부인과 아들들의 비리를 검찰에 맡기고 2선으로 물러나라"고 거듭 요구했다.

◇"나라 뒤집힐 이유 뭐였나"=이강두(康斗)정책위의장은 최규선씨의 녹음테이프와 관련해 "최성규 전 총경의 기획 도피와 밀항 권유 등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청와대·경찰·국정원이 동원돼 개인 비리 은폐에 나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특히 '최규선의 말 한마디면 대통령이 하야(下野)해야 한다' '최규선이 (검찰에)들어가면 나라가 뒤집힌다'는 등의 내용에 대해선 "그 이유를 대통령이 밝혀라"고 강조했다.

◇"삼각 커넥션 수사해야"=박방희(朴邦熙)부대변인은 파크뷰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과 관련, "용도 변경을 둘러싸고 호남 인맥 실세인 김옥두(金玉斗)의원과 호남 출신 김병량 성남시장, 호남향우회 간부였던 에이치원개발 홍원표 회장의 '삼각 커넥션' 의혹이 있다"며 "검찰은 '끼리끼리 해먹기'의 진상을 밝혀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예고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운동은 자민련의 반대로 국회 발의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속 의원이 1백33명으로 탄핵안 발의 요건(재적의원 과반수인 1백35석)에 모자라기 때문이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