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표 선정前에도 돈 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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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해 1월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임직원들이 2000년 10월 김대중 대통령 3남 김홍걸씨의 동서 황인돈(36·C토건 대표)씨가 설립한 GI엔터프라이즈의 등기부등본상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체육복표 입찰 제안서를 작성(본지 4월 30일자 1면)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또 이 사무실에서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宋在斌·33)씨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기간에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42)씨에게 돈가방을 전달하는 것을 보았다는 崔씨 측근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이는 黃씨와 崔씨 등 김홍걸씨측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 초기부터 타이거풀스측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본지 취재진이 건물주와 부동산 소개업자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타이거풀스 尹모 이사는 2000년 10월 2일부터 1년간 黃씨가 대표인 이 회사의 등기부등본상 주소지인 서울 강남구 서초동 현대타워 803호를 임대하는 계약을 하고 20여일 이상 사용했다.

이에 대해 타이거풀스측은 "당시 임대계약은 회사를 대리한 尹이사가 사무실 실소유주인 金모(여·55)씨와 한 것으로 黃씨와는 상관없다"면서 "회사 임직원 10여명이 상주하면서 그달 말까지 내게 돼있던 입찰 제안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車東旻)는 6일 崔씨의 한 측근으로부터 "현대타워 사무실에서 송재빈씨가 2000년 말에서 지난해 초 사이에 최규선씨에게 돈이 든 쇼핑백을 건네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그 돈이 타이거풀스 사업권 선정 대가로 전달된 것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2000년 10월은 체육복표 사업자 신청기간으로 타이거풀스와 한국전자복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때다.

조강수·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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