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 숯으로 거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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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시내에 숯으로 유해물질과 각종 냄새를 걸러낸 수돗물이 공급된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5일 수돗물 맛을 개선하기 위해 전체 8개 정수장에 숯의 일종인 분말활성탄 자동투입 시설을 설치해 이달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지금까지 수돗물 공급량을 늘리는 데 치중해 왔으나 최근 노후 상수도관 교체로 누수가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수돗물의 질(質)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말활성탄은 야자열매 껍질 등을 태워 만든 숯을 1천2백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한 것으로 기공이 많아 살균과 탈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분말활성탄은 이물질은 물론 중금속이나 농약류와 같은 유해물질을 걸러내고 물에서 나는 각종 냄새도 제거해 물맛을 좋게 한다"면서 "정수장별로 실시한 예비실험에서도 분말활성탄 투입량을 늘릴수록 정수효과와 물맛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강물에서 식물성 플랑크톤같은 조류(藻類)가 급증하거나 수질이 악화돼 물에서 심한 냄새가 날 때만 분말활성탄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온 서울시는 앞으로 평상시에도 물 1ℓ당 5㎎(5ppm) 이상의 분말활성탄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는 원수 수질이 크게 나빠지는 가뭄 때는 분말활성탄 투입 기준을 최고 50ppm까지 높이기로 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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