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디지털 키 나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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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주부 이미연(46)씨는 한 달 전 새로 입주하는 광주시 북구 매곡동 J아파트의 출입문 디지털 키를 아파트로 찾아 온 상인으로부터 10여만원에 구입해 달았다.

그러나 지난 17일 이사하면서 아들(11)이 실수로 키를 손으로 잡아당기자 문짝과 연결하는 플랙스틱이 부러지면서 빠져 못 쓰게 됐다. 이씨는 제조회사로 연락해 봤으나 전화 통화가 안됐고, 판매 상인도 찾을 길이 없었다.

이 아파트단지에서 이씨처럼 피해를 본 입주자는 20여명에 이른다.

최근 광주시내 신규 입주 아파트단지에서 불량 디지털 키를 달아주고 돈을 챙기는 판매업자들이 활개치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주차장이나 공터, 임시 임대한 미분양 가구 등에서 디지털 키를 팔고 있다.

이들이 취급하는 제품은 생산업체인 서울 D사 업체로, 1년 전에 부도가 난 상태다. 또 다른 회사 물건에 비해 싸긴 하나 약간만 힘을 줘 잡아당기면 빠져 망가지는 불량품이다. 상인들은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단지들을 돌며 3~4일 동안 집중으로 팔고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파트 시공업체 관계자들은 " 키를 구입할 때 제조회사가 있는지 꼭 확인하고 판매업자의 연락처를 받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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