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섬 팔아 나랏빚 갚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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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재정 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그리스가 해외 부채를 갚기 위해 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5일 그리스 정부가 미코노스섬의 국유지를 매물로 내놓고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광단지 조성을 조건으로 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땅을 팔거나 장기로 빌려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섬의 면적은 105㎢로 여의도의 12배가량이다. 그리스 정부가 러시아와 중국의 부호들을 접촉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프로축구 첼시 구단의 주인인 러시아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이 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디언은 이오니아해에 있는 나프시카섬(5㎢)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예상 매각가는 1500만 유로(약 220억원)다.

그리스 정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우선 섬 매각으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다. 또 섬이 개발되면 일자리 창출과 세원 마련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에는 6000개 이상의 섬이 있으며 그중 227개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다. 독일 정치인들은 지난 2월 그리스에 해외부채 상환을 위해 섬과 유적지를 팔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그리스 정치인들은 화를 내며 이에 반발했다. 그리스는 외화 확보를 위해 국영 철도회사와 상수도 회사의 매각도 검토 중이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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