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만 농림장관 "쌀협상 시한 연말 넘길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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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20일 "쌀 협상을 연내에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좀더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가 연말을 넘겨 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장관은 이날 "의무수입물량을 (기준연도 소비량의) 8% 밑으로 낮추는 문제에서 미국 등과 여전히 이견이 있으며, 마무리까지 고비가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협상을 내년까지 계속해야 할지는 이번 주에 있을 실무 협상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며 시한 연장이 필요하면 그 시점까지의 협상 결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하고 나머지 협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관세화(완전개방)를 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되지만 협상 상대국들이 추가 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해 주면 WTO도 이를 양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협상 시한을 연말이라고 못박는 바람에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상 시한은 연말까지며 시한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 시한을 넘기는 것과 처음부터 무조건 버티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 장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일단 관세화(완전 개방)를 미룬 뒤 (도하개발어젠다 협상 결과를 보며)관세화 전환 여부를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최종 결정은 대외경제장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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