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野 의식한 후보 접견 정치 얘기 없었던 25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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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9일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최고위원들을 만나면서 정치 불개입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만남의 형태도 흉금을 털어놓는 '회동'이라기보다, 25분간의 짧은 '접견' 형식이었다.

한나라당의 '노무현=DJ후계자''김심(金대통령의 뜻)에 의한 정계개편설'을 민감하게 의식한 듯하다.

▶金대통령="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할 때 저는 선거나 정치에 간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도 그런 결정을 잘했다고 여긴다. 앞으로도 국정과제 마무리에만 전념하겠다."

▶후보="국민의 정부가 장족의 발전을 이뤘는데 부작용이 너무 크게 부각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아쉽다. 저는 국민의 정부를 당당하게 평가해왔고, 그렇게 소신껏 얘기하면서 당선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청와대 일각에선 한나라당에서 이회창 후보가 확정되면 金대통령의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통령의 퇴임후 안정을 위해선 당적을 버린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날 "金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후보도 적어도 이날만큼은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접견장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후보 등 최고위원들은 金대통령이 입장하자 문앞에 도열해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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