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 아들 청문회 세워라" 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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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26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당원 등 1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대통령 세 아들 비리의혹 및 부패정권 청산대회'라는 이름의 집회에서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 직접 사과 ▶내각 총사퇴와 비상중립내각 구성 등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집회를 계기로 '노풍(風·노무현 지지 바람)'으로 수세에 몰린 국면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설에 나선 의원들이 김대중(DJ)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노무현(武鉉)후보를 공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대회장 곳곳에는 '부패정권 박살내자' 등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참석자들은 "권력비리 은폐하는 대통령도 조사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회창(會昌)·최병렬(崔秉烈)·이부영(富榮)·이상희(祥羲)의원 등 대선 경선 후보들은 지방 일정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세 아들 청문회에 세워야"=홍준표(洪準杓)의원은 "비리 은폐의 중심이 청와대로 들어간 이상 김대중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이재오(在五)총무는 "金대통령은 5년 전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에게 '아들에 대한 TV청문회를 받아들이라'고 했다"며 "당장 세 아들을 청문회의 증언대에 세우라"고 말했다.

안상수(安商守)의원은 "대통령이 아들들 의혹을 축소·은폐한다면 제2의 6월항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27일 귀국할 민주당 김홍일(金弘一·金대통령의 장남)의원의 서울 서교동 집(대지 1백90평) 매입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南대변인은 "서교동 집은 1999년 5월 4일 매매계약을 했고 돈의 출처라고 밝힌 동교동 집은 두달 후인 7월에 매각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金의원측은 "동교동집 매각자금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치른 뒤 8월에서야 이전등기를 신청했다"고 반박했다.

◇"노무현은 DJ 후계자"=후보에 대해 'DJ의 계승자'라는 딱지를 붙이려고 애썼다. 박관용(朴寬用)총재권한대행은 "민주당 후보가 어떤 치장을 하더라도 부패정권의 대변자요, 김대중 대통령의 후계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청원(徐淸源)의원은 "金대통령은 후보를 앞세워 방탄조끼를 입으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薛勳) 사퇴하라"=이날 8일간의 밤샘농성을 푼 윤여준(尹汝雋)의원은 "민주당 설훈 의원의 폭로야말로 이 정권이 거짓말 정권이란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薛의원은 당장 진실을 밝히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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