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형묵 국방위원 두달째 '증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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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 노동당 자강도당 책임비서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연형묵(延亨默·사진) 국방위원회 위원이 두달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1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를 만날 때 배석한 것이 가장 최근의 행적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0기 5차 회의와 14일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기념 중앙보고대회 등 꼭 참석해야 할 자리에 불참해 그의 신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延국방위원은 金위원장이 지난 15일과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 시장을 접견하고 함께 인민군공훈합창단 공연을 관람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金위원장의 지난해 러시아 방문과 올해 1월 초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 방문 때 동행했기 때문에 이번 야코블레프 시장과의 회동에는 배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그의 잠적과 관련해 두갈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해외에 나가 있다는 설이다. 일본의 한 북한 전문가는 "延국방위원이 유럽에 나가 있다는 첩보가 있다"며 "출장인지, 병 치료를 위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 중이란 설이 있다. 북한 언론은 1998년 이후 金위원장이 여러차례 延국방위원의 건강을 우려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2001.2.7)는 金위원장이 그에게 "나의 뜻을 명심하고 건강관리에 주의를 돌려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4일 다시 평양을 방문하는 폴리코프스키 전권대표와의 회담에 延위원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의 건강이상설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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