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이징 SW 전시회 - 5개語 문자전환 SW등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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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21일 오전 11시 중국 베이징(北京) 차이나 월드 호텔 1층 콘퍼런스 C홀.북한에서 온 정보기술 전문가 40여명이 오전 9시부터 이 곳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북한 소프트웨어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북한 범태평양조선민족경제개발촉진협회(범태)가 석달 전부터 준비한 '제1회 조선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회'다.

북한 과학원 이철진(鐵振)정보산업 국장은 "다른 나라가 주최하는 전시회에 부분적으로 참가한 적은 있었지만 북한 주최의 전시회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범태 이도경(度暻)회장도 "북한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세계에 알리고 기술협력이 가능한 부분을 찾기 위해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북한 기관은 과학원 수학연구소·김일성종합대학 정보센터·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센터·조선컴퓨터센터 등 16곳으로, 60여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끈 상품은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센터의 '신동 2002'와 조선컴퓨터센터 응용프로그램센터의 '고려펜'등이다.

'신동 2002'는 다국어(Multi-Lingual)문자인식 프로그램으로 문자를 스캐너로 읽은 뒤 수정 작업이 가능한 다른 문자로 전환시키는 소프트웨어다. 화상 압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다큐 이일규(日揆)이사는 "남한에서 사용하는 문자인식 프로그램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글·영어·일어·중국어·러시아어 등 5개 국어가 가능하다.

'고려펜'도 문자인식 프로그램으로 컴퓨터 키보드 작업이 서툰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으로 펜으로 글자를 쓰면 글씨체·크기에 상관없이 미리 지정한 글씨체·크기대로 컴퓨터 화면에 뜬다.

보안솔류션 업체 아리컴 한문숙(韓文淑)실장은 "컴퓨터 사용자의 글씨체를 별도로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1분에 1백자 정도 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편리한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장에는 북한 소프트웨어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정보통신부·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의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대형 TV 두대를 설치해 북한 가수 전혜영·김광숙 독창회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행사장 밖에는 조선노동당 창건 55돌을 맞아 열린 집단체조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상영했다.

베이징=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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