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있는아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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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달래

坐로

진달래진

달래진달래

벼랑절벽에서

진달래진달래진

달래진달래진달래

꽃샘 추위가 忍冬하는 풀잎 하나의 싸대기를

후리고 지나가자

뼈만 앙상한 진달래의 손톱에 버짐 핀다

위험한 곳에서만 비뚜로, 위험하게 피어나는

진달래 坐로 붉어지는 山

진달래

-김중식(1967~ )'坐로 붉어지는 山'

무슨 꽃 사태가 벌어진 걸까. 연좌하듯 피어 있는 진달래 진달래 천지에 꽃 잔치가 한창이다. 이 산에도 진달래, 저 산에도 진달래. 진달래 농성으로 붉어지는 산. 폭발할 듯 폭발할 듯 긴장하는 산. 봄처녀 맞느라 귀때기가 정신없이 붉어지는 산. 산. 산.

천양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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